인간의 모순이란 이렇게 일반적이었다. 사귀기 시작할 때도 다들 말렸지만 헤어지려니 또 뜯어말리는 것이다. 이유인 즉슨, 모두가 알듯이 박지민은 감정에 충실한 인간이었기 때문이다. 이모 소주 삼백병 주세요!! 엉엉엉... 엉엉엉. 박지민 우는 거 보면 보던 사람들이 더 속상해서 밤에 잠을 못 잤었다더라. 박지민이 소주 삼백병을 마셨다더라. 구전동화같은 전설을...
동네 똥개들 자유로이 털레털레 걸어다니는 모습이 이 읍의 장관 중 하나였다. 그 똥개들 죄다 어디 한군데씩 뜯긴 채 발견되는 건 이 읍의 기이 현상 중 하나였고. 딱 일주일 째. 소문 듣고 찾아온 왠 남자, 강아지의 강을 땄다는 소문만 무성한 박 강이라는 남자가 있었다. 흔한 손전등 하나 없이 나타나선 마을 순찰을 돌테니 문 꼭꼭 잠그고 커튼 다 치고 밖 ...
돌아가신 아버님이 자꾸 꿈에 나와서 배가 고프다고 하셔요... 죽겠다고. 어머니의 말에 할머니는 덜컥 단칸방 문을 열었다. 제사가 겨우 하루 남은 시점이었다. 그들은 민회장이 직접 꿈에 나올 정도라면 준비하던 제사음식에 문제가 생겨도 단단히 생긴 모양이라 짐작했다. 일을 그르쳐선 안 됐다. 무너지던 가문을 일으킨 민회장이었다. 제삿상에 올라가는 가짓수가 결...
어, 그래 우리 키스 많이 했지. 박지민 너 때문에. 근데 뭐 어쩌라고. 술주정인 척 넘어가주고 모른 척 해 줬으면 감사합니다! 해야 할 거 아냐. 잠깐의 정적 후 박지민은 급하게 입을 틀어막았다. 욱. 반동으로 턱이 얕게 들렸다.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줘야 한다니까, 우리 캔디! 넌 도대체 캔디를 그렇게 주구장창 봤으면서 걔한테 배운 게 뭐야? 그...
가볍다는 것? 엉덩이든 연애든 마음이든... 뭐든 간에. 연애 소설인 줄 알고 집어들었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뭐 그런 이름 긴 책 속에 적힌 문장들이랑 모두 비슷할까? 그래도. 엉덩이가 가벼워도 섹스는 섹스고, 마음이 가벼워도 사랑은 사랑이고. "구두계약 몰라요? 말은 말로 대답해야지." "너 진짜..." 가벼운 연애라도? 연애는 연애다. ".....
민윤기가 초저예산 독립영화 찍고 감독하는 애들이랑 어울려 술이나 먹을 때 박지민은 하루의 절반을 비행기에서 보냈다. 형 나 지금부터 비행기모드. 응, 지민아, 잘 다녀와, 항상, 보고 있을게!! 문장을 짧게 끊어 하나씩 보내면 마지막 이모티콘 보낼 쯤엔 1이 턱하니 생겨났다. 그러면 박지민은 그 후로 몇시간을 내내 잠수 탔다. 감이 별로 안 좋은데도 이게 ...
박지민은 본래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었다. 대학교에 온 이상 설립자의 뜻을 이어받아 학문에 존나 정진해야 했으며 그랬기에 팀플과 조장을 기꺼이 도맡아 했다. 과 생활을 하기로 한 김에 과대를 맡기로 했으며 술자리를 가진 김에는 토하기 직전까지 마셔야만 했다. 동맥에 알콜 꽂는다는 괴담에도 굴하지 않고 빈속에 술을 꼬라박았다. 주종 가리지 않고. 소주 맥주 막...
민윤기 손에 들린 건 다섯 글자가 상단에 박힌 흰 종이. 결혼증명서. 내 손이 망설이는 건 아아메를 종이에 부을지 민윤기 정수리에 부을지. 그래. 맨날 꺼먼 스트릿브랜드 티에 추리닝 바지나 입던 민윤기가 정장을 입었다. 확실히 안 좋은 징조다. 민윤기는 45도 찍은 서울 한복판의 까페에서 꿀차를 주문했다. 목을 풀어줘야 사레가 안 들린다는 이유에서였다. 그...
댓글로.. 의욕을 주세요.. 감사합니다. 글 올라오는 속도가 많이 느려졌습니다.. ... 탈덕하지 않았습니다 기다려주세요 ㅜ.. 이 블로그 외에 다른 블로그(중경맨션)에는 저의 사담과 타 커플링 연성이(거의 안)올라옵니다!
바야흐로 1993년… 태초에 어항이 있었고… 전채리는 거기에 나를 담았다. 그리고 걘 자주 이렇게 말했다. “아무리 작은 어항이라도 물고기가 많아야 아름다운 거야. 하물며 수족관은 어떻겠어?” “그게 무슨 말이야?” “네 주변에도 사람을 많이 둬. 그래야 아름다워져. 애인쯤 다섯 있어도 되는 거고, 친구도 많이 두란 말야.” 공동 소유 입장인 줄만 알았던 ...
수군수군. 원래 남이 하는 얘기라 함은 그게 지 얘기일 경우에 선명하게 들리는 법이다. 그런데 남의 얘기가 선명하게 들리는 경우는 뭔데. 관심 있는 경우? 아니면 오히려 존나 싫어하는 경우? 뭐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누가 맞은 광경을 보고 자꾸 떠오르는 현상을 관심 있는 거라고 하기엔 좀 싸이코 같고, 싫어한다고 하기에는 죄책감 든다. 씨발. 형이 다 ...
걸핏하면 표정을 지우는 날더러 다들 그랬다. 꿈도 희망도 없게 생겼다고. 하지만 꿈은 많이 꿨다. 얕고 길게 가는 꿈들. 형체도 의미도 모르지만 매일 반복되는 꿈들. 주로 박지민이 내 방 안에서 뭔가를 부수는 꿈을 꿨다. 내 몸은 움직여지질 않고. 오늘은 박지민이 방탈출 맵을 깨듯이 아이템들을 모아가며 무기를 만드는 꿈을 꿨는데 어, 이 꿈이 이어진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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